귀파준다는 여사친 그러나 내 귀에 닿은건…

…내 귀에 닿은 건
입술이 아니라,
숨이었어.

진짜로.

말을 하려다 멈춘 듯한,
아주 짧은 숨.
따뜻한데 조심스러운 그 느낌에
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.

그 순간 걔가 멈췄어.

아무 말도 안 하고,
그대로 몇 초.
시간이 늘어진 것처럼.

그러더니 작게 웃으면서
“야… 너 긴장했지.”
이러는 거야.

나는 부정하려고 했는데
이미 숨부터가 들켜버린 상태라
그냥 헛웃음만 나왔고.

걔는 내 귀에서 살짝 떨어지더니
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
다시 소파에 기대 앉으면서
리모컨 집어 들더라.

“농담이야. 넷플릭스나 봐.”

근데 문제는
그 말투가 너무 태연해서
방금 그게 농담이었는지,
아니면 일부러 멈춘 건지
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는 거지.

나는 화면은 보고 있는데
자막은 하나도 안 들어오고,
귀는 아직도 뜨거운데
심장은 괜히 더 빨리 뛰고.

옆에 앉아 있는 걔는
아무렇지도 않게 팝콘 씹고 있는데
나만 혼자
방금 있었던 그 몇 초를
계속 다시 재생하고 있었어.

…이게 더 곤란한 거 아니냐, 진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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